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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전공자도 개발자가 될 수 있나요?

· 약 3분
Sewon Kim
Front End Engineer @ Neurocle

어제 2024 Women tech week에서 세미나를 듣고 왔습니다. '함께 그리는 커리어 성장 곡선'이라는 주제로 개발자로서의 커리어를 어떻게 쌓아나가야할지에 대한 이야기였는데 Q&A 시간에 어김없이 '비전공자도 개발자로 취업할 수 있을까요?'라는 질문이 나왔습니다.

전공자도 비전공자도 아닌 나

저는 '디지털콘텐츠학'을 전공했습니다. 이름만으로는 정확히 어떤 전공인지 알기 쉽지 않습니다. 사실 입학할 때, 포토샵이나 프리미어로 디지털콘텐츠를 만드는 방법을 배우는 곳이겠거니 싶어서 선택했는데 실제로는 포토샵이나 프리미어 같은 프로그램을 만드는 방법을 배우는 곳이었어요😅

1~2학년 때까지는 프로그래밍은 절대 하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했었고, 운영체제나 네트워크 같은 전공 필수 수업은 듣지 않았습니다. 교내 방송국에서 일하면서 영상 편집을 배웠고, 대만으로 교환학생을 가서 중국어를 배우며 이리 저리 방황했더랬습니다. 어찌저찌 개발자로 취업했지만 스스로 '전공자'라고 하기에는 부끄러운 마음이 들 때가 많습니다.

직장에서 만난 사람들의 실력은, 적어도 현재까지 나의 경험으로는, 대학의 전공과는 별로 상관이 없었다. 직장은 결과로 말하는 곳이며, 자신의 업무와 조직에 대한 정확한 이해와 통찰, 일을 완수하려는 성실성과 태도가 더 중요하다는 것을 이제 나는 안다.

다른 삶, 곽미성 저

책을 읽다가 깊이 공감한 부분입니다. 저희 회사에도 직무와 무관한 전공을 가진 분들이 많은데, 전공과 업무 퍼포먼스는 별개인 경우가 많습니다.

비전공자도 무엇무엇을 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는 사실 두려운 마음이 깔려있는 것이겠지요. 정말 하고 싶은 일이라면 용기를 내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만약 학위때문에 개발자를 하지 못하게 된다고 하더라도 그 도전의 경험이 삶의 다른 길로 이끌어 줄 거라고 믿어요.

애초에 마음을 따랐다면 남편에게 적성에 맞지 않는 학과에 들어갔다가 자괴감으로 방황하는 시간도 없었을 것이고, '해야만 한다'는 생각으로 되고 싶지도 않은 교수직을 위해 허비하는 시간도 없었을 테니까. 하지만, 그걸 처음부터 알았다면 우리는 젊은이가 아니었겠지. 이게 아니면 안되는 인생은 없다.

다른 삶, 곽미성 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