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year in review
2024 Lesson Learned
신뢰는 말이 아니라 행동에서 나온다
어느 날, 회사에서 서비스 개발을 멈추기로 했다라는 글에서 한 번 정리했는데 올해 초, 애자일 업무 방식을 도입하기 위해 2개월 간 많은 분들과 치열하게 논의하는 시간을 가졌었다. 논의 할 때, 서로 반대되는 의견을 다룬 적이 많았는데 어떤 사람의 말은 신뢰할만했던 반면, 어떤 사람의 말은 전혀 신뢰하기 어려웠다. 평소 그 사람의 행동이 그 사람의 말에 힘을 실어준다는 것을 느낀 것이다.
말하는 것은 쉽고, 행동하는 것은 어렵다. 사람들이 내 말을 듣게 하려면 평소에 내 말을 직접 실천하는 사람이 되어야한다.
규칙을 지키려면 시스템을 만들어야한다.
올해 4분기에는 프런트엔드 채용 면접에 참 여하면서 다양한 개발자들을 만났다. 가지각색의 개성이 있는 분들이었는데 개중에는 '문서화'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분들도 있었다. 팀으로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 본인이 좀 더 시간을 투자해서 꼼꼼하게 주석을 달거나 문서화를 한다는 분이 계셨는데 그 얘기를 들으며 지속가능성이 떨어진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도 입사 초반에는 주석도 달고, 노션에도 남기고, 엑셀에도 기록하는 등 문서화에 신경을 썼었지만 입사 후 3년이 지나 되돌아보니 최신화되지 않은 문서가 너무나 많았다. 코드를 작성하는 속도가 문서화 속도보다 빠르고, 모든 구성원이 문서화'만' 담당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필연적으로 그렇게 될 수 밖에 없는 것 같다.
코드를 작성하면 문서를 꼭 작성하자는 규칙은 쉽게 지키기 어렵다. 그래서 노션으로 줄줄 설명하는 문서보다는 테스트 코드를 작성해 테스트 케이스에 명세를 기술하고, 테스트를 통해 코드와 문서간의 간극을 줄이는 시스템을 도입했다.
가독성 있고, 일관된 코드 스타일을 유지하기 위해 prettier와 eslint를 사용하는 것처럼 문서와 코드 사이의 차이를 줄이기 위해서는 규칙을 정하는 게 아니라 자동화된 시스템을 만들어야한다.
성장은 책임에서부터
WITH GREAT POWER THERE MUST ALSO COME GREAT RESPONSIBILITY
큰 힘에는 큰 책임이 따른다
상반기에 3년간 함께했던 백엔드 팀의 리드분이 퇴사하셨다. 나와 같은 나이고, 같은 회사에서 커리어를 시작하셨는데 어느 순간부터 엄청나게 성장하셔서 회사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계셨기에 기억이 남는다. 그 분이 해주셨던 이야기 중 하나가 "어떤 일에 내가 책임지고 해결한다는 태도를 가져보세요"였다. 그 분도 리드 역할을 맡으면서 책임지는 태도를 장착하셨고, 죽이되든 밥이되든 내가 책임지고 해결한다는 마인드로 일하셨기 때문에 그만큼 단기간에 성장하셨던 것이다. 이 분 한 명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회사에서 만난 분들 중 '이 사람처럼 일하고 싶다. 이 사람 처럼 성장하고 싶다.'라는 생각이 드는 사람들은 다들 이렇게 일하고 계셨다.
성장은 무슨 강의를 듣고, 어떤 컨퍼런스에 가고, 얼마나 많은 책을 읽는지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책임지는 태도에서부터 시작하는 것 같다.
Compile 2025
코드를 실행하기 전에 컴파일을 해야한다. 컴파일 과정에서 타입 체크도 하고, 에러를 잡아내기도 한다. 2025년을 'run' 하기 전에 컴파일 과정을 거쳐보자.
Type Check
나의 성격과 가치관이 추구하는 목표와 잘 맞는지 점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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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회사에서 발표한 자기소개 내용
2022년 회사에서 발표한 자기소개 내용 중 한 페이 지이다. 2024년 회사 송년회에서 '테크니컬 커뮤니케이터'로서 직무전환을 알리는 발표에서 '내가 잘 할 수 있고, 남들에게도 필요한 일'을 하고 싶어서 직무 전환을 결심했다고 이야기했었는데 그 이후 회사 동료분께 메세지를 하나 받았다. "예나 지금이나 세원님께서 뉴로클에서 하고 싶은 일이 동일한 게 신기하다"며 앞으로도 응원한다는 내용의 따듯한 응원의 메세지를 보내주셨는데 나도 잊고 있던 발표자료라 놀랐다.
2024년 상반기까지 내가 하고 싶은 것과 잘 할 수 있는 것, 잘 해내야하는 것들이 잘 안맞아서 고민의 시간을 가졌는데 그게 아마 'type error' 표시였던 것 같다ㅋㅋ! 테크니컬 커뮤니케이터로 직무를 전환하며 큰 방향의 타입은 어느정도 맞추지 않았을까 싶다.
Optimization
개선하지 않아도 살 수는 있지만 개선하면 좋을 습관 점검
올해 초, ⎡인생샷 뒤의 여자들⎦이라는 책을 읽고 인스타그램을 완전히 지웠다. 약 10년만에 인스타그램에서 자유로워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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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집중력을 도둑맞지 않기 위한 결정이었는데, 아직도 개선해야할 집중력 도둑 습관들이 남아있어서 2025년에는 이런 습관들을 개선하고 싶다.
A라는 일을 하려고 브라우저를 켜면 눈에 B, C, D가 들어와서 링크를 타고 타고 웹의 세계에 부유하다 보면 어느 순간 A는 까맣게 잊혀진다. 불과 어제도 이런 순간을 겪었고, 앞으로 다른 분들과 접점이 많아질 예정이라 개선이 시급하다.
Dependency Check
삶에서 의존하고 있는 것, 불필요하게 의존하는 것 점검
사용하지 않거나 기존 코드와 충돌하는 의존성 라이브러리는 제거해야한다.
더 이상 만나지 않거나 내 삶을 어지럽게 하는 사람들과의 관계도 한번쯤 점검해봐야한다. 그런 관계중에 나와 가장 많이 부딪치고, 나를 힘들게 하지만 떼어내기 힘든 관계는 바로 '가족'이다. 2024년에는 금전적으로 좀 해결해보려고 시도해봤으나 안 맞는 건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최대한 빨리 물리적으로 떨어지는 것을 목표로 해야겠다.
그리고 회사 동료들에게도 상당부분 의존하고 있는 것 같다. 24년에는 유독 제품팀 분들의 퇴사가 많았는데 특히 리드를 맡았던 분들이 떠날 때에는 나도 덩달아 흔들렸다. 나는 혼자서도 잘 하고 있다고 생각했었는데 알게 모르게 사람에게 의지하고 있었고, 그 분들의 퇴사를 계기로 주변 사람들에게 좀 더 감사하고 잘 하자는 마음을 먹었다. 사내에서 또 하나 목표하고 있는 게 있다면 나도 의존할만한 사람이 되는 것이다. 서로 의지하면서 위기에 더 단단해지는 팀, 회사를 만들고 싶다.
회고의 추상화
2024년 회고는 이전과는 템플릿을 조금 달리해보았다.
사실 작년 회고처럼 썼다가 다 갈아엎었다.
회고란 결국 지난 1년을 통해서 유의미한 '인사이트'를 뽑아내야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올해는 사건 나열식 회고글이 아닌 깨달음과 그 깨달음에 영향을 준 사건들을 위주로 2024년을 추상화해보았다.
개발의 재미있는 점은 인생에 비유해도 찰떡같이 들어맞는다는 것. 프로그램을 만드는 방법을 배운 것이 아니라 인생을 살아가는 데 도움이 되는 멘탈 모델을 배운 것인지도 모른다. 직무는 전환하지만 개발을 놓지 않기를 바라며 2025년을 실행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