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악산 정상에서 글또를 외치다
이번 글은 글또 10기의 마지막 공식 제출 글이다. 지난해 10월의 첫째 날, 10기 다짐글을 작성하기 시작하여 총 9개의 글을 작성했다.
역시 모든 것은 계획대로 되지 않는다
어떤 글을 쓸지, 시작하는 날 11개의 주제를 정해놨는데 계획대로 작성한 건 4개뿐이다. 역시 인생은 계획대로 되지 않는다. 애초에 계획도 엉성했기 때문에 그러려니 한다. '패스를 단 한 개도 쓰지 않을 거야!' 라거나 '매일매일 조금씩 글을 쓸 거야!'라는 다짐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러려니 하고 넘어갈 수 있는 것 같다. 그래도 크게 보면 6개월 동안 10편의 글을 작성했으니, 큰 단위의 계획은 계획대로 진행되었다고 볼 수 있다.
인생은 모순
10기의 다짐글은 2024년 재미있게 읽었던 양귀자의 '모순'이라는 소설의 첫 문장으로 시작했다. 나도 온 생애를 걸고, 내 인생을 탐구하고자 하는 마음으로 보냈는데 어느 정도 결실이 있었다. 한창 FE 개발자로서의 커리어를 고민하며 글또를 시작해서 지금은 테크니컬 라이터가 되기로 결심한 것. 테크니컬한 글을 더 써보려고, 개발자 커리어를 잘 쌓아보려고 시작했던 기술 블 로그가 결국 개발 직무를 잠시 내려놓도록 만들었다. 차암 모순적인... 그것이 인생이다...
완전 새로운 직무를 하는 건 아니고, 개발과 연관이 있는 직무라 글또 내에서도 관심이 있는 분들이 계실지 여쭤봤었는데 덕분에 실제 테크니컬 라이팅 업무를 하시는 분과 커피챗을 할 수 있었다. 커피챗 덕분에 내가 새 직무에서 하고 싶은 일과, 어떤 역량을 쌓아야 할 지에 대한 방향성을 잡을 수 있었고 강의도 수강하게 되었다. 용기 내어 회사와도 이야기를 했고, 다행히 회사에서도 필요한 직무라 판단되어 '테크니컬 커뮤니케이터'라는 직무를 새로 만들어주셨다. 열심히 살아보려고 마음먹은 2~3개월 사이에 많이 찾아보고, 이야기하고, 도전하면서 일을 대하는 나의 마음도 성숙해진 것 같다.
함께 자라는 곳
최근 6개월 간 읽었던 기술 서적들은 왜인지 하나같이 함께하는 것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내 일만 잘하면, 나한테 주어진 업무만 기한 내에 해내면 잘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그것이 아니었던 것이다. 정말 일을 잘하려면 결국 사람들과 함께 해야 했다.
그런 의미에서 나는 기술적인 공부보다는 사람 공부에 더 관심이 많아진 것 같다. 글또는 그런 나에게는 딱 맞는 공간이었다.15번 정도의 커피챗을 했고, 다양한 분들을 만났다. 완전 다른 분야에 계시지만 마음을 나눌 수 있는 친구도 사귀었고, 늘 만나 뵙고 싶었던 분도 진짜로 만났고, 별것 아니지만 내가 도움을 드릴 수 있는 분들도 만났다. 그리고 즐거웠다.
어제도 글또 사람과 관악산에 다녀왔다. 산에서 10기 활동 간이 회고를 하고, '참 여러모로 꿈같은 하루다~' 이야기하며 글의 제목을 정했다. 지난 6개월 동안 글또 덕분에 즐거운 시간을 참 자주 보냈지만, 만약 좋았던 날이 관악산을 올랐던 어제 하루였다고만 해도 그것만으로도 참 감사하다고 생각했다.
보통 회고는 이전에 세웠던 목표를 보고, 수치적으로 이것 저것 비교하고, 다음 액션플랜을 세우곤 하는데 이번엔 그냥 이것저것 재고 따지고 싶지가 않다. 6개월 전의 계획을 지켰든 안 지켰든 후회는 없다. 참 행복했다.
그리고 모두 행복하게 살았습니다
아쉽지만 글또는 이번 기수가 마지막이다. 그러나 나의 커리어는, 블로그는 계속된다.
- 한 달에 한 개 이상 글 작성하기
- 테크니컬 라이팅에 대한 직무적 지식, 경험 등을 담아내는 글 작성하기
그다음은 어떻게 될지 모르겠지만, 글또가 아니더라도 글은 꾸준히 쓸 것이다. 욕심을 좀 더 내보자면 개발도 완전히 놓지는 않을 거다.
FE든 BE든 공부도 꾸준히 하는 내가 되기를... 일 하는데에 있어서 행복에 겹지는 않더라도 불행하지 않은 사람이 되기를... 다들 행복하기를... 이런 저런 바람과 관악산 정기를 잔뜩 담아 10기를 마무리해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