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첫 테크니컬 라이팅 업무
직무 전환 후, 첫 주 업무는 워드로 작성하던 매뉴얼을 웹 문서로 전환하기 였습니다.
한 번의 제품 출시에 작성해야 하는 매뉴얼은 4가지였는데, 국문·영문·일문 매뉴얼을 제공하고 있기 때문에 총 12개의 워드 파일을 관리해야 하는 구조였습니다. 이전에 FE 개발자로서 일하면서 제품 개발할 때마다 수많은 워드 파일을 관리하는 게 참으로 끔찍한 업무라는 생각을 했었어요. Typst 같은 플랫폼에서 작성하거나 아예 형상관리를 적용하면 관리가 쉬워질거 같다는 생각은 해왔었는데 아쉽게도 당시 문서의 관리 주체가 형상관리에 대한 이해가 부족했고, 새로운 것을 배우기엔 너무 바쁜 환경이었습니다. 그렇게 몇 년이 흘러... 사용자 가이드는 300페이지가 넘는, 문서를 여는 것도 몇십초 기다려야 열리는 부담스러운 파일이 되었습니다.
워드 문서의 문제점
1. 수정이 힘들다
저희 제품은 국문·영문·일문 3가지 매뉴얼을 작성해야 하는데요. 내용이 동일하고, 언어만 다른 다국어 워드 파일은 관리가 매우 까다롭습니다.
파일 하나에 300페이지가 넘기 때문에 세 언어에 능통하지 않은 이상 내용을 수정할 때 정말 헷갈립니다. 특히 일본어를 볼 땐, 뭐가 틀렸는지 보기도 힘들어요. 언어마다 길이가 다르기 때문에 국문에서 130 페이지에 있는 내용이 일문에는 137 페이지에 들어가 있기도 하고, 실수하기 딱 좋은 구조입니다. (실제로 웹 문서로 전환하면서 오번역 된 부분도 많이 잡았습니다.)
그리고 이미지를 한 번 교체하려면 3번의 반복 작업을 해야 합니다. 국문 파일을 열어서 교체하고, 영문 파일을 열어서 교체하고, 마지막으로 일문 파일을 열어서 교체하는데 개발을 해왔던 저에게는 워드 파일 열리는 거 기다리고, 페이지 찾아서 수 십개의 이미지를 교체하는 작업을 반복하는 것이 정말 고역이었습니다.
2. 리뷰가 어렵다
지난 4년간 릴리즈 직전에 문서 오타를 발견해서 재빌드하느라 새벽까지 일했던 경우가 많았는데요. 300페이지 중에 몇 줄씩 찔끔찔끔 수정한 부분만 검수하기가 까다롭기 때문에 발생한 문제였습니다. 놀랍게도 워드에도 리뷰 기능이 있습니다...만 써보면 아실 것 같습니다. 복장 터집니다.
3. 버전 관리가 어렵다
문서라는 것이 날을 하루 잡아서 작업을 끝내버리면 좋지만 아쉽게도 개발 상황에 따라서 중간중간 작업을 해야하기 때문에 최종 버전이 나올 때까지 여러번 작업을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최종, 최최종, 최최최종
어떤게 최종인지도 잘 모르겠고, 롤백을 하더라도 어떤 버전으로 롤백해야하는지 일일이 까보지 않으면 보기가 힘든 구조였습니다. 처음 인수인계 받았을 때에는 Git 없이 지금까지 어떻게 관리해왔는지 신기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비 개발자라도 형상관리를 알아두면 업무 효율을 많이 높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